주말에 아이랑 뭐할까 고민하다가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에서 반 고흐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오케이! 오늘은 전시회날
근데 맙소사! 바로 그 다음날 티켓을 사려고 하니 시간이 6시 이후밖에 없네... 이런! 6시면 아가 저녁 맘마 먹을 시간인데 괜찮을까. 그렇지만 반 고흐전은 얼마 전부터 인스타그램에 자주 떠서 궁금하기도 하고 가보고 싶기도 했다. 일단 그나마 제일 빠른 시간인 저녁 6시로 티켓팅 해놓고 백신 카드 챙기고 출발!
다행히 율곡이는 낮잠을 2시간 반이나 푹 잘 자줘서 일어나서 준비하고 나가니 시간이 여유롭고 딱 좋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반 고흐 전시회를 가면 물론 오전 시간대도 있었지만 가격도 한 사람에 55불이고 주차하기도 나쁘고 사람들도 산호세보다 더 많을 것 같아 산호세로 정했다. 산호세는 전시회가 열리는 south hall 바로 옆 건물이 public parking lot 건물이 있어서 어려움 없이 주차했다. 15분에 1불씩이었고 입장권도 성인은 47불이었다. 5살 이하는 공짜여서 우리는 티켓값만 텍스 포함 120불 정도 쓴 것 같다.
그런데! 주차하고 나서 주차건물 밖으로 나가는 길이 없다니?! 완전 멘붕.. 32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 아기 안고 왔다 갔다 너무 덥고 짜증이 날 법도 한데, 신랑은 다행히? 평온해 보인다.

미로야 뭐야.. 엘리베이터는 고장이고 열리는 문마다 미로 찾기처럼 밖을 나갈 수가 없었다. 결국 차가 들어온 입구를 통해 걸어 나갔는데 이렇게 해서 나가는 게 맞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우여곡절 끝에 10분을 허비하고 나오니 south hall enterance가 보인다. 안내원의 설명대로 스캔 먼저 해주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누른 다음에 그 다음 데스크 안내직원에게 백신 카드와 신분증을 보여주니 2번째 관문 통과! 여기서 내 신분증을 안 가져와서 1차 멘붕이 왔으나 다행히 여권사진 찍어놓은 게 있어서 무사히 통과됐다.
마지막 3차 관문에서 티켓 QR 코드를 스캔하고 설명 듣고 입장!
감격스럽다. 남편과 반 고흐가 Last name이냐 아니냐 바보 같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입장하니 동생 Theo 반 고흐에게 남긴 글을 보고 깨달은 두 바보들. ㅎㅎ
Love always causes trouble, that's true, but in its favour, it energizes
본격적인 감상에 앞서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작품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다. 그러고 나서 입장하는 순간 너무 좋았다.
아이는 번쩍번쩍 빛의 움직임이 신기한지 그 빛을 따라 이리저리 쫓아다니기 바쁘고 그 뒤를 남편이 열심히 따라다니며 전담마크. ㅎㅎ
작품 하나하나 일렬로 줄 서서 들어가 액자 앞에서 사진 찍고 감상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벽 전체가 아니, 전시관 전체 공간이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는 것에 감탄을 하며 작품을 온전히 즐겼다.
전시관 전체가 별이 빛나는 밤으로 바뀌자 꼭 일렁이는 물 위에 우리가 있는 것 같았다. 정말 우리가 작품 안에 있네.
반 고흐는 정말 천재다. 일단 작품 하나하나 재밌게 본 것도 좋았지만 특히 배경음악이 그 작품에 맞는 게 나와서 더 작품에 빠져들기 좋았던 것 같다.
사람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바닥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작품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었다. 지루할 새도 없이 작품을 감상하니 벌써 7시가 넘었다.
한 시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간 기분. 율곡이는 최연소 입장객이었지만 그 누구보다 작품을 열정적으로 즐긴 것 같다. ㅎㅎㅎ 바닥에 사람들이 앉아있으니 우리 집 거실처럼 누워서도 보고 앉아서도 보고... 전시회 온다고 큰 이모가 한국에서 사주신 이쁜 꼬까옷 입혔는데... 바닥청소는 우리 아이가 톡톡히 했네. 아이고!
남편과 우리가 문화생활도 즐기다니! 그동안 아기 키우느라 고생 많았다며 서로 토닥토닥.
전시회장을 나오니 기념품샵이 자리 잡고 있었다.
커피랑 핫초코도 공짜! 전시회장을 나서니 한 시간 반 정도 걸려서 주차비는 6불이 나왔다. 구글 평점이 5점 만점에 2.5점밖에 안돼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기대 이상으로 즐기고 온 것 같아 130불 정도 되는 돈이 그리 아깝진 않았다. 그저 이렇게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대만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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