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 일상다반사/육아일기

4살 아가의 따뜻한 손길

MamaTrex 2022. 11. 22.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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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직 미국 나이로는 두살밖에 안됐지만 한국 나이로는 벌써 4살 형아다!

얼마 전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내가 너무 급하게 먹는 것처럼 보였는지 내 등을 두둘기며 "엄마 천천히 먹어~~" 이러는데 정말 심쿵... 엄마를 이렇게 챙겨주는 건 우리 아가밖에 없네 소리가 절로 나와 남편을 또 외롭게 만들었다 ㅎㅎ 

 

늘 같이 있어도 외롭다고 말하는 남편은 아이와 내가 꽁냥꽁냥 거릴 때 자기가 늘 방해꾼인 것 같아 같이 있어도 외롭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래도 4살 아가가 엄마 천천히 먹으라는데 감동 안 받을 엄마가 어디있냐구요~ 세상에 늘상 아이가 체하지는 않을까 천천히 먹어라 꼭꼭 씹어먹으라고 말만 해봤지 내가 역으로 그런 말을 들으니 너무 행복했다.

 

내 직장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남편과 주말 부부를 할까 고민을 해봤는데, 그랬다면 우리 세식구가 같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놓치면서 살지 않았을까 싶다. 아이가 날이 갈수록 고집이 세지고 자기 주장이 강해져서 물론 난감할 때도 있지만 또 어느 때는 사랑둥이가 따로 없으니 아이로 인해 삶이 참 감사할 때가 많다.

 

요즘 연애를 시작한 친구를 보면서 친구가 그 덕분에 웃음이 많아지고 카톡에서조차 행복함이 느껴지니 "참 그 맛에 연애하지!" 싶었다. 육아도 아이가 한 번 방긋 웃어줄 때, 이렇게 사랑스러운 말로 엄마를 녹일 때, 이런 사소한 일 하나하나가 쌓여서 이 맛에 육아하지 싶다.

 

언니가 둘째를 임신해서 몸도 마음도 힘들어 보인다. 그 많던 웃음이 사라지고 트레이드마크인 눈웃음이 사라진 걸 보면 호르몬 때문인가 마음이 안 좋다. 하지만 그렇게 몸과 마음이 힘들어도 아이 둘이 주는 기쁨은 세상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 물론 언니한테는 말하지 못했다. 너무 힘들어보여서 ㅜㅜ 고령 임신에 노산이니 힘들 수밖에.. 

그래도 무한대의 사랑을 반으로 나눠도 무한대이듯 둘째가 태어나도 지금처럼 육아를 잘할거라 믿는다. 그나저나 나의 첫조카는 지금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지 동생 소식에 울음을 터트렸다는데 너무 짠하고 한국에서 만나는 날 가서 꼬옥 안아주고 싶다.

 

우리 아이는 이모 뱃속에는 아기가 있다며 동생 생긴다고 신이 났는데 엄마 뱃속에는 똥이 있단다 ㅎㅎ 그래 응아 좋아할 나이지 4살이면 ㅎㅎ 어디 가서 맨날 이모 뱃속에는 아기가 있고 엄마 뱃속에는 똥이 있다고 하는데 다행히 우리가 미국에 살고 있어서 알아 듣는 사람이 없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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